전기 모터에는 흥미로운 특성이 있다. 거꾸로 돌리면 발전기가 된다. 전기차는 가속할 때 모터로 바퀴를 굴리지만, 감속할 때는 같은 모터를 발전기로 돌려 바퀴의 운동 에너지를 다시 전기로 바꿔 배터리에 저장한다. 이것이 회생제동이다.
왜 도심 전비가 더 좋은가
EV 사양표를 보면 도심 전비가 고속도로 전비보다 좋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. 휘발유차에서는 정반대다. 이유는 단순하다. 휘발유차는 감속할 때 운동 에너지가 마찰 브레이크의 열로 사라진다. 신호 정차가 많을수록 손해다. EV는 같은 상황에서 그 에너지의 60~80%를 배터리로 회수한다. 도심에서 신호·정체가 많을수록 회수량이 늘어 효율이 좋아지는 셈이다.
회수율은 얼마나 되나
이론적으로 100%에 가까운 회수가 가능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50~80% 사이다. 회수되지 않는 부분은 다음에서 사라진다.
- 모터 → 인버터 → 배터리로 흐르는 동안의 전기적 손실
- 배터리가 큰 출력을 받지 못할 때(가득 찼거나 차가울 때) 마찰 브레이크에 의존하는 분량
- 매우 빠른 감속에서 회생만으로 부족한 분량을 보충하는 마찰 브레이크
도심 평균 회수율은 60~75% 정도로 보고되며, 한겨울 영하 기온에서는 30~40%로 떨어진다.
회생 단계와 i-페달
대부분 EV는 회생제동 강도를 운전자가 조절할 수 있게 해 두었다. 패들시프트나 메뉴로 0~3단계를 선택하는 방식이 많다.
- 0단계 — 회생 거의 없음. 휘발유차의 코스팅에 가까운 감각.
- 1~2단계 — 가속 페달을 떼면 자연스럽게 감속. 일상 주행 권장.
- 3단계 — 강한 감속. 회수량 가장 많음.
- i-페달 / 원페달 — 페달만 떼면 차가 완전히 정지. 도심에서 회수 효율 최대화.
i-페달 모드는 처음에는 멀미·뒷차 부담 때문에 적응이 필요하지만, 일주일이면 자연스러워진다. 적응한 운전자들은 도심 전비가 5~10% 좋아지고, 마찰 브레이크 마모가 거의 없어 정비비가 줄어든다.
왜 한겨울에 약해지나
저온의 배터리는 큰 출력을 받을 수 없다. 평소 100kW 가까이 회수하던 회생이 영하 기온에서는 30kW로 제한된다. 운전자가 같은 페달 동작을 해도 감속이 약해 마찰 브레이크로 보충해야 한다. 출발 직후 5~10분이 가장 약하고, 배터리가 따뜻해지면 정상 출력으로 복귀한다.
회생제동이 가져온 변화
회생제동은 단순한 효율 장치가 아니다. EV의 운전 감각 자체를 바꾼다. 가속 페달 하나로 가속·감속·정차까지 처리하는 i-페달이 일상화되면서, 운전자는 휘발유차에서 공기처럼 사용하던 마찰 브레이크를 거의 쓰지 않게 된다. 그 결과 EV의 디스크·패드는 휘발유차보다 두 배 가까이 오래 쓸 수 있게 됐다. 이는 단순한 기능이 아니라 운전 행위의 재정의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