전기차 사양표의 핵심은 세 가지 단위다. kWh(킬로와트시), km(킬로미터), km/kWh(킬로미터 퍼 킬로와트시). 이 세 가지의 관계만 정확히 잡아두면 어떤 EV의 사양표를 봐도 거리·비용·충전 시간이 직관적으로 와 닿는다.
kWh — 에너지의 단위
kWh는 1kW의 전기를 1시간 동안 썼을 때 사용한 에너지다. 일반 가정용 헤어드라이어가 약 1kW이므로, 헤어드라이어를 1시간 작동시킨 에너지가 1kWh다. 전기차의 배터리 84kWh는 그만큼의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는 뜻이다.
km/kWh — 효율의 단위
km/kWh는 1kWh로 갈 수 있는 거리. 휘발유차의 km/L에 해당하지만, 회생제동 회수가 반영돼 도심에서 더 좋게 나오는 게 특징이다. 한국 시판 EV의 일반적 인증 전비:
- 효율 세단(아이오닉 6, 모델 3): 6.0~6.5km/kWh
- 미드사이즈 SUV(아이오닉 5, EV6, 모델 Y): 5.0~5.6km/kWh
- 대형 SUV(EV9): 4.0~4.5km/kWh
- 트럭(포터/봉고 EV): 3.4~3.5km/kWh
거리 = 배터리 × 효율
한 번 충전으로 갈 수 있는 거리는 단순한 곱셈이다.
거리(km) = 배터리(kWh) × 전비(km/kWh)
- 아이오닉 5 롱레인지: 84kWh × 5.4km/kWh ≈ 454km
- 아이오닉 6 롱레인지: 77.4kWh × 6.2km/kWh ≈ 480km
- EV9 롱레인지 4WD: 99.8kWh × 4.0km/kWh ≈ 400km
EV9가 배터리는 더 크지만 무게로 효율이 떨어져 한 번 충전 거리는 아이오닉 5와 비슷하다. 배터리 숫자만 보면 안 되는 이유다.
비용 = 거리 ÷ 효율 ÷ 충전 효율 × 단가
월 충전비를 추정할 때 자주 쓰는 공식.
월 비용(원) = (월 km ÷ 전비) ÷ 0.9 × 단가
충전 효율 90%는 충전기에서 배터리로 가는 동안의 손실(약 10%)을 반영한 보정값이다. 가정용 단가 130원/kWh, 월 1,500km, 전비 5.4km/kWh를 넣으면 약 4만 원이 나온다.
총 vs 가용 용량
제조사 사양에 적힌 배터리 용량은 두 가지다.
- 총 용량(Gross) — 셀이 보유한 에너지의 총합.
- 가용 용량(Net, Usable) — 사용자가 실제로 쓸 수 있는 분량. 보통 총 용량의 90~95%.
아이오닉 5 롱레인지의 총 용량은 84kWh, 가용은 약 78kWh다. 보호 마진이 배터리 수명을 지킨다.